들어가며
  6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열린 미국 기계공학회 내 생명공학분과 학회에 다녀왔습니다. 한글로 설명하니까 좀 느낌이 다르네요. (2005 ASME Summer Bioengineering Conference). 이 학회는 2년에 한번씩 열리다가 올해부터 Bio 분야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매년 개최하기로 한 학회입니다. 학회 내용과 느낀점을 적어봅니다.

학회 내용
기계공학회 내의 분과라고 하지만, 작은 세포연구부터, 혈관, 뼈, 뇌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부분의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그중 Hemodynamics 와 Cell mechanics에 관련된 연구들을 관심있게 들었습니다. 현재 BioTeam 과 연관성있는 발표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Cell membrane 물성 또는 Cell 전체의 기계적 물성 : AFM, 마이크로 피펫, Nanowire..
- 모세혈관내의 혈구 변형: 2D simulation, 혈구 분율(Hematocrit)영향
- 백혈구, 혈소판등이 내피세포 부근에서 움직임 및 반응: Simulation
- Vortex에 따른, 혈구의 응집, 노폐물 증가, 염증 증가 현상: Simulation
- Stent: 설계 및 설계한 Stent 가 받는 응력분포: Simulation, PIV
Stent 는 혈관이 좁아진 부분에 넣어주어 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현재 그 사용이 급증하고 있음
화려한 것만 기억에 남아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간단한 실험은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몇몇 실험들은 그 접근 방법이 간단해 보여, 발표가 끝난 후나 포스터 세션에서 직접 발표자들과 명함 하나 나누고 구체적인 실험방법을 이야기하니 아니나 다를까 고도의 실험 테크닉과 고가의 장비가 큰 장벽으로 보였습니다. 약간 당황스러워 하는 저에게 던지는 말은 “그러니까 연구를 Center를 만들어서 크게 하지요” 라는 또다른 인상적인 말이었습니다. 실험보다는 수치모사로 접근하는 것이 조금더 빨리 이분야에 접근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다시 한번 했습니다. 재희가 현재 쓰고 있는 ABAQUS를 이용한 Stent 구조해석, 창권이의 Level-set 방법을 이용한 연구들, 혈관이 부분적으로 막히면서 발생하는 vortex와 응집 현상의 모사들은 (제가 실험쪽이라 정확한 가능성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연구실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학회 연속 참석, 야마구치?
제가 실력에 비해 운이 좋고 연구실의 지원을 받아 국제 학회에 많이 참석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학회를 연속(SOR 2회 , Biorheology 2회 , ASME Bioengineering 2회)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각 학회들의 연구방향들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연속성 있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 학회의 경우 지난번에는 인공심장에 관한 연구가 다수 발표되었으나 이번에는 거의 없었고, 마이크로 채널 연구 역시 지난번에는 꽤 있었으나 이번에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고 drop 만드는 발표 하나, 마이크로 센서를 이용한 연구 방법에 집중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역시 기계공학회인가봅니다.) 혈류역학 부분은 Stent에 관한 연구가 점점 부각되는 것을 몸소 느낄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런 연구 동향을 살필수 있어서 교수님들께서 지속적으로 같은 학회에 참석하시겠지요. 지속적으로 꾸준히 발표하는 것도 개인과 연구실을 알리는데 있어서 매우 좋아보입니다. 실제로 이 학회에 일본 동북대학의 야마구치라는 교수님이 있는데, 처음 그 연구실에서 발표할때는, 왜 하는지 싶다가 한 10여년째 꾸준히 동일한 연구방향으로 계속 발표하니 이 학회에서도 크게 자리 매김하였다고 합니다. 몇몇 발표를 2년전, 그리고 올해에 보았는데, 점점 잘하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유변학회, 화공학회에 그동안 발표된 연구들을 기억하면서 그 방향성을 보는것도 상당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세미나 발표들을 한번 다시 확인하는것도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남는건 비즈니스?? 그리고 학회 참석 그 놀라운 특권
학회에 참석하면서 얻을수 있는 가장 큰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을 아는 것 인 것 같습니다. 이번 학회도 역시 지난 그동안 알았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연구 내용을 나눌수 있고, 서로 어떻게 도움을 줄수 있을까, 앞으로의 삶들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피츠버그에서 만났던 교수님들과 악수도 하고 가르쳐달라는거 왜 메일 답장이 없냐고 때도 써보고, 논문 보내줘서 고맙다고도 하고, 눈인사도 하고…또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서 연락처를 주고 받기도 하고요. 또한 교수님들이 학회기간중 지도학생들을 서로에게 소개하며, 앞으로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가능할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이렇게 참석할수 있는 것은 놀라운 특권이기에 많은 부담감을 느끼게 됩니다. 많은 학생들이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Self-control??

  이번 학회 전체적 일정은 여유로웠지만, 개인적으로 발표가 가장 마지막날 마지막 세션이기에 계속 부담이 되었습니다. 지난번 학회에서 발표가 별로 맘에 차지 않아, 이번에는 대본도 비교적 자세히 쓰고 혼자서 벽보고 거울보고 연습도 많이 했습니다. 아마도 역대 구두발표중 가장 열심히 발표 연습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발표를 하니, 하는 도중에 긴장이 너무 든 나머지 때때로 주어를 이야기하고 문장을 마무리도 못하고, 한 문장 이야기하고 멍하니 있기도 하고, 가장 최악의 발표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질문도 한 개, 그리고 청중의 얼굴표정도 점점 꿍하고 일그러지는 모습…공항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곰곰히 생각해 볼 때, 스스로를 추스리는 것, 긴장하지 않는 것 많이 부족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학회도중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니, 이전 다른 학회에 참석할 때 떠오른 생각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보고, 마음만 조급하고 생각만 많이 했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무척들었습니다. 적어본것을 보고 3년전에 생각한 것과 비슷한 것이 많다면, 문제가 있긴 있는 것이겠지요 아니면 너무 어렵게 하고 있던가…… Slow and Steady, Step by Step 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닫으며 그리고 여담
이번 학회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강의는 기조강연이었습니다. 내용은 화성 탐사선(패스파인더)이 화성에 진입하는 6분간 동안 안전히 운행, 착륙시키는 연구와 그 성공담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우주를 바라보며, 넓은 생각을 했는지 왠지 샘물을 마시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연구를 ,나무를 심는다고 비유하면, 내가 어떤 숲에 속해 있는지, 다른 숲은 어디 있는지 가끔씩 하늘로 올라가서 보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열매 맺는 나무가 되어야 겠지요. 조금 길어졌네요. 그래도 이 글 읽으시고 잠시 하늘로 한번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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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 잘 읽었습니다. Fly to the sky~ . 학회 참석이 참 대단한 기회인건 갈수록 실감하겠더라구요. 또한 자기가 자기그룹의 대표라는 생각을 항상 해야 할거 같아요. -[07/0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