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후기를 보니 올 한해에만도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 헤메고 다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학생들이 나가서 다른 실험실에서 시기하지 않을까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좀 과하다고 생각이 들만도 하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투자가 가능한 것은 제가 국내에서 학위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우리가 가진 환경의 부족한 점과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였고, 아울러 이승종교수님께서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시고 많은 자원을 제공해주신 덕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국 교수들과 얘기할 때, 기회있을 때마다 우리 실험실의 나름대로 독특한 입장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우리 학생들은 장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리더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더욱 강하고, 연구뿐만 아니라 더 폭넓은 경험과 발전이 필요하다는 식의 얘기입니다. 여기에 다른 외국 실험실들과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 학생들이 훌륭하게 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가 또는 적어도 관련 분야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되는 셈이니, 우리가 잘 해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책무를 생각할 때 너무도 절실한 명제가 되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돈을 투입해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실험실이 계획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매우 흐뭇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 학생들의 출장 소감을 봐도 그렇고, 어제 방세미나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모습도 그렇고,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지난 주 Shelley Anna교수와 Yuichi Masubuchi교수를 초청하여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대에 와 있는 Faith Morrison교수도 그렇고, 모두들 우리 실험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일부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 같았어요. Hiroshi Watanabe교수가 지난 번 한호유변학회 때 우리 학생들 발표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공동 워크샵을 제안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이 국제 학회에 나가서 발표하는 것도 그렇고, 영어로 우아하게 발표하는 것도 그렇고... 아마도 그 사람들로서는 상상을 하지 못했던 일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일본 학생들의 경우 대체로 이런 경험을 갖지 못하고, 발표 능력 또한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교수 입장에서 자극이 많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긴 지난 번 미국 유변학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실험실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았지요. 마치 학생들은 온통 우리 학생들뿐이었던 것처럼... 게다가 이번 기회에 우리 실험실을 직접 본 분들은 또 다른 자극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대부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전략적 도전과 실험실 자원, 그리고 국제협력 및 네트웍에 대해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 자리 숫자의 학생들이 매년 장단기 해외 파견되어 발전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음에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개발 및 추진하고 있는 micro 및 IT 관련 연구 시스템들은 총체적으로 하나의 실험실이 갖추기 힘든 엄청난 규모입니다. Masubuchi교수는 이런 실험실은 유변학 분야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고, 확실히 이곳이 유변학 분야의 세계 최고라는 얘기를 몇 차례고 하였습니다. 이 친구는 확실히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습니다. 꼭 우리와 같이 협력하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우리 졸업생 김주민박사나 현규박사가 MIT나 Max Planck Institute에 포닥을 나가는 것도 좋은 기회이고, Belgium의 Paula Moldenaers교수가 홍정숙박사에게 포닥을 먼저 offer하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고, 난주가 MIT McKinley교수 실험실에서 공동연구를 하게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일입니다. 여러 면에서 우리가 유변학 분야의 최선단에서 강력한 넷트웍을 구축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도 환경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어느 면에서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의 전략과 추진상황을 볼 때, 갖추고자 했던 환경이 예정대로 구축되고 있으며, 실험실 전체적인 역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 걸음 크게 도약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가진 최고의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원이 갖추어지고 환경이 좋더라도 결국 성과를 내고 최고가 되는 것은 사람의 일입니다. 또한 우리가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책무와 투자를 생각할 때 사회에 대해 큰 빚을 지게되는 셈이기도 합니다. 아니 이미 큰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투자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책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의 학생들의 모습과 성과를 보면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형 장비들을 셋업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닌데 헌신적으로 노력해주는 학생들의 모습들, 대학원 초기부터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 외국 어디에 내어 놔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발표하고 활동하는 모습들, 연구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숙해가는 학생들의 모습들을 보면 정말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다수의 우리 학생들이 정말로 크게 성장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교수에게는 정말 큰 pride이며, 삶의 활력소와 같은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가 무서워서 실험실에서 정체하고 움츠리고 있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도저히 그렇게 주저앉아 있을 수가 없겠지요. 모두들 기회를 활용하고 크게 성장하는데 자기만 움츠리고 있다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좋은 분위기가 확산되어 움츠리고 있던 학생들에게까지 전염되어 모두가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져 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학생들이 모두 이런 변화를 즐기고 한없이 도전해서 우리 사회의 큰 기둥이 될 수 있기를 정말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울러 모두들 큰 꿈을 꾸고, 크게 성장해서 근사한 삶을 누리고 사회에 기여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