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이, 두원이와 함께 지난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 MEMS 학술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대한전기학회, 대한기계학회, 한국센서학회 등 관련 학회의 MEMS 관련 분과가 모여 공동으로 주최하는 학회라서 국내 MEMS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발표 분야는 크게 바이오 응용 기술, 액추에이터 및 센서 응용 기술, 제작 기술로 나뉘는데, 우리가 관심있는 fluidics 관련 연구는 바이오 응용 기술 세션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2년에도 같은 학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규모가 커지고 바이오 관련 연구가 많이 늘었더군요. 그때는 KAIST에 신설된 바이오시스템학과의 소개가 거의 전부였는데, 올해는 바이오 응용 세션이 1/3을 차지할 정도로 분야가 커졌습니다.
'응용'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신기술보다는 성공적인 응용 사례가 주안점입니다. 새롭고 똑똑한 기술이라고 해도 bio compatibility가 증명되지 않으면 한 수 아래가 되지요. 공학 기술 중심으로 발표하는 경우에는 여지없이 그에 대한 질문을 받는 분위기였습니다. 생물을 하는 사람들에겐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고, 공학하는 사람들은 기술을 갖고 있어서 생물 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뢰'의 관계를 많이 보는데, 생물하는 사람이 알려준 제한된 정보만으로 일을 꾸밀 것이 아니라 해당 바이오 시스템 하나라도 깊이 이해하고 통찰력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당연하지만 듭니다. 그렇게 해서 바이오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조작한 경우, 이미 잘 알려졌거나 단순한 기술이라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도 혈액을 다룰 때 나름대로 공부를 하긴 했지만, '생물은 어려워서'라는 방패로 그리 깊이 파고들지 않았어요. 생물학 전체를 전부 공부할 필요는 없었지만 최소한 관심 시스템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전문적이었어야 하지 않나 뒤늦게 아쉬움이 듭니다.
바이오 팀에서 진짜 바이오를 하는 희경이는 이번에 사정상 가지 못 했는데, 희경이가 갔으면 정말 도움됐을 것 같네요. 보내주신 두 분 교수님 덕에 잘 보고, 봄을 맞은 제주도에서 잘 놀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