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세계 유변학회 중 가장 큰 학회 중 하나인 미국 유변학회를 실험실원들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배우는 학생들에게 해외 학회 참석의 기회는 정말로 소중한 것입니다.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매번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의 서울대학교 유변공정연구실을 대표하여 발표해야 한다는 책임감, 낯선 장소에서 여러 연구 발표를 들을 수 있고 논문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설렘, 또한 발표를 근사하게 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 여러 가지 감정들이 교차를 합니다. 그리고 다녀와서 내 연구의 방향이나 실험실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몇몇 큰 유변학회들이 있지만 미국 유변학회는 유독이나 나름대로의 trend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문의 흐름이나 세간의 관심거리에 잘 부합한다고 할까 불과 2,3년 사이에 학회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로 Microscale에서의 유변학의 경우 2년 전만해도 학회에서 숏코스를 할 정도로 핵심 관심분야였고 발표자 수도 굉장히 많았지만 올해는 그 수가 상당히 줄어든 것을 보았습니다.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아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했지만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서는 거품이 빠지고 정제되어 rheology에서의 한 학문 분야로 자리잡은 느낌이었습니다. 또 몇 년 내로 다른 흥미로운 주제가 대두될 것이고 우리 실험실에서도 그 같은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가지 제 개인 연구와 비교해서 흥미로웠던 점은 많은 발표들이 사용한 material이나 방식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을 만한 것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실험 논문 발표에서 industrial하게 많이 이용되거나 가치가 있는 material들을 사용하고 구체적인 소개는 결과 발표를 하기 앞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좋은 발표를 위한 기폭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제 발표에서는 굉장히 fundamental한 material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점에서는 무척 아쉬웠고 다음에는 application을 꼭 해서 발표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학회의 제일 목표는 공부와 정보교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LAOS에서 normal stress 측정 및 해석에 대한 발표를 하였고 normal stress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학회에서 만난 몇몇 사람들과의 대화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 있는 유타대학교 하면 저에게는 normal stress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많이 접했던 J. Magda라는 교수가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meeting organizer를 하기도 했었죠. 그리고 실험실에 있는 NSS, VSS를 만든 rheosense의 백성기 박사님도 이 대학에서 normal stress에 대해 연구를 해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두 사람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TA engineer인 Aadil이란 사람에게서 AR-G2에서 normal stress 측정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위 사람들과의 대화로 학회 끝나고 돌아와서 내 연구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어느 정도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발표 내용과 마찬가지로 발표 스킬도 중요합니다. 슬라이드에 보기 좋게 간단한 키워드 몇 자만 적어놓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자세하게 설명을 하는 A. Graham 교수 – 이분은 예전 ICR 때 제가 조교를 하고 있던 세션에서 발표를 했는데 점심 시간을 이용해 세션장에서 리허설까지 했던 분입니다. - 또는 많은 데이터를 보여주기 위해 슬라이드를 꽉 채웠지만 이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가는 McKinley 교수, 이러한 학회에서 연구와 발표의 대가들을 보면서 연구에 대한 열의뿐만 아니라 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철저하게 대비를 했을 거라는 생각에 좋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인 다음으로 많은 참석자였던 한국인들, 덕분에 학회 자체가 낯설지 않았고 유변학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교수님들께서 강조하시듯 어느덧 실험실에서 영어는 default가 되어 버린 듯합니다. 저 또한 노력해야겠지만 누구든 어떤 기회를 통해 영어를 배웠던 대학원 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영어는 필수이고 박사 졸업 즈음이면 능수능란하게 발표도 하고 대화도 할 수 있게끔 스스로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를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 드리며 이런 좋은 기회들이 많은 학생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실험실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