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4박 5일 동안 중국 상하이로 한중일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1. 중국 그리고 상하이
앞서 다른 분들이 쓰셨던 거처럼 저도 중국에 대해서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화려하게 보이는 발전된 모습의 이면에 가려진 덜 성숙한 시민의식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면 같은 것이요. 이런 점들로 보아서 비록 상하이라는 도시자체는 빠르게 발전했고, 또 앞으로 그러할 테지만 많은 책들에서 경고하는 것처럼 중국이 우리를 위협할만한 존재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88년 서울 올림픽때 그러했던 것처럼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이런 나쁜 의식이 많이 고쳐지고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워크샵
작년 교토 한중일 워크샵에서 받았던 인상중의 하나가 중국사람들은 영어를 참 잘한다 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신감이 넘친다는 점이었습니다. 설혹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또박또박한 발음과 청중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당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슷비슷한 발표내용임에도 더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에는 그에 비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은 오히려 작년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발표하는 태도만을 본다면요. 하지만 작년보다 연구내용이 훨씬 더 다채로워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microrheology와 microfluidics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은 딱 한 명 있었는데, 올해는 와따나베교수님 연구실에서 microrheology는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방법을 DNA에 도입해서 DNA의 dynamics에 대한 내용을 발표한 사람이 3사람이나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년 SoR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gel의 물성을 측정하고 control하는 것에 대한 연구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내 발표
지난 해 일본 교토에 이어서 2번째 구두발표였습니다. 작년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덜 떨렸던 것인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긴장한 채로 발표를 했습니다. 아마도 준비가 덜 되어 있었던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작년에는 외우고 있던 대본을 바쁘게 쏟아내기에 급급했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는 좀더 느긋하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걱정했었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학생들의 질문 같은 경우, 제 실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질문을 했기 때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그만큼 쉽게 설명하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하면서 되도록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실험의 목적을 분명하게 인지시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와타나베 교수님의 질문을 받았는데 MSD distribution function을 구할 때 x축의 영역을 확장해서 그려보는게 어떻냐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하지만 해볼 필요가 있는 코멘트를 받았습니다.
4. 사람 그리고 사람들.
작년보다 더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영어실력이지만,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합니다. 일단 마음먹고 나니 좀더 자연스럽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습니다.
5. 정리
또 한번 중간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현재 제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또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발표준비를 하면서 점검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험실에 들어온지 1년이 넘은 지금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보다 더 훌륭한 발표를 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제 모습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다시 한 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꿈꿀 수 있게 발전과 도약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두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