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대학교 파견 후기
1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실험실에 나온 지도 어느새 2주가 지났습니다. 미네소타 생활에서 가장 큰 목표는 일년 동안 하나의 연구를 마무리하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와 친숙해지는 것도 중요했고요. 교수님께서 저를 보내시면서 이 두 가지와 더불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갖기를 기대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네소타의 이미지는 친절한 도시 였습니다. 감사하다고 말하거나 문을 열어주거나 하는 것 같은 사소한 친절이 언제나 있었고, 사람을 보면 차가 우선 정지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사람들에게는 모든 면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졌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임이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 주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의 면적은 크지만 그에 비해 고층 건물이 모여있는 중심가는 아담하면서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3M, Bestbuy, Target 등 많은 기업들이 미네소타에서 시작되었고, 대표적인 코팅 기업인 3M이 있기 때문에 미네소타 대학이 코팅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미네소타의 날씨는 상당히 추운데 제가 있었던 작년엔 5월까지 눈이 왔었고, 섭씨와 화씨가 같아지는 온도가 영하 30도 부근인데, 자주는 아니지만 밖에 서있는 것 만으로 눈물이 나고 코 속이 어는 영하 30도를 종종 겪어 보았습니다. 집을 나와 기숙사가 아닌 곳에서 사는 것은 처음이라 음식을 만드는 것이 낯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미네소타에서 저를 지도해 주신 Francis 교수님은 입자계의 코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계셨습니다. 고분자 용액의 코팅에 대해서는 다수의 연구가 이미 이루어져 건조 과정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입자계로 초점이 옮겨졌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 제가 관심을 갖은 부분은 건조 시 발생하는 non-uniformity 였고, 크게 두 방향에서 non-uniformity가 형성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코팅 표면 부분에서 skin이 형성될 때 잘 정돈된 입자가 표면에만 분포하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건조 시 코팅 주변부가 더 두꺼워지는 현상이었습니다. 이차원으로 모델링을 확장하지 못하여, 일차원 모델로 skin 형성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drying regime map을 완성하고, 이론적 계산 방법과 실험을 통하여 drying map을 확인하였습니다. 실험은 박사과정인 Christine과 함께 Cryo-SEM을 사용하여 건조 중 코팅 단면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논리를 갖춘 연구 결과를 얻고 미네소타 파견을 마칠 수 있었지만, 주제가 간단하고 실험을 Christine에게 너무 의존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미네소타 대학에는 Cryo-SEM과 confocal Raman microscopy와 같은 건조 중 입자의 분포를 관찰할 수 있는 장비와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파견이 모델링과 실험에 있어서 저희 실험실과 미네소타 대학이 서로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Francis 교수님께서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공동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이 고장 나고, 환율이 갑자기 오르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신 화공과 형들과 나중 7개월 동안 같이 지낸 룸메이트, 한번씩 들리실 때마다 신경 써주신 룸메이트 가족 분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그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가능성과 꿈이 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일년 동안은 미국 생활을 통해서 좀더 발전된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나아갈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장기 해외 파견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이승종 교수님, 안경현 교수님과 미국에서 저를 지도해 주신 Francis 교수님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