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RC2009 후기
-오프닝
United Kindom의 남서쪽 해안도시 Cardiff에서 열린 5th Annual European Rheology Conference (AERC)에 참석했습니다.
먼저 생소한 Cardiff에 대해서 소개해 볼까요. Cardiff는 웨일즈 지방의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웨일즈는 영국합병 이전부터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어와 웨일즈어를 모두 사용하지만 지금은 주로 영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웨일즈는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로부터 대체적으로 친절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웨일즈어는 매우 생소했습니다. 거의 모든 간판과 표지판에 영어와 웨일즈어를 혼용해서 쓰고 있었는데요. 영어와 비슷할 거라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예를 들면, 'cardiff central' 역은 웨일즈어로 다음과 같이 표기됩니다. 'caerdydd canology'='cardiff central' 그래서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이 역을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학회일정 및 진행
학회는 총 3일간 진행되었습니다. 매우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유럽유변학회는 처음 참석해서 인지 약간의 기대감과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약 312명이 참석했으며 206개의 oral, 116개의 poster 발표가 있었습니다. 200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4th AERC와 비교해보니 발표수가 약간 줄어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발표섹션은 12개의 섹션이 있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참석자가 제일 많았습니다. 중국의 경우 유학중인 중국인 참가자는 있었지만 중국 본토에서 온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SOR에서도 중국인들을 찾기 어려웠는데 유럽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바라볼때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학회진행에 있어서 약간 불편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섹션장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듣고 싶은 발표를 보러가기에 애매한 점이 있었고 취소되는 발표가 많아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포스트 발표장도 포스터간 사이가 너무 비좁아서 이동이 어려웠습니다. 전체적인 진행 분위기는 미숙한 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발표
첫 오럴발표는 아니었지만, 첫 공식학회 오럴발표라서 그런지 가기 전부터 긴장이 되었습니다. 출발 전에 발표자료 수정도 꽤 많이 했습니다. 포스터 발표할 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가들도 많이 올 것이고 질문의 수준도 높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Rheometry and beyond 섹션에서 마지막 날 오전에 발표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청중이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너무 긴장한 티를 많이 낸것 같았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질문시간에 MIT의 McKinley교수가 질문을 했습니다. 첨엔 너무 긴장해서 질문을 잘 못알아 들었습니다. 좀 우왕좌왕 하다가 그제서야 질문의 의미를 알아듣고 답변을 했습니다. 간단한 질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질문의 내용은 "simulation에서 combined shear stress 는 어떤가?" 이었습니다. 이부분은 실험파트에서만 보여주었고 시뮬레이션파트에서는 제외시켰는데, 생각해보니 당연히 보여주고 비교했어야 했습니다. 발표자료 만들때 앞으로 자료를 더 꼼꼼하게 논리적으로 연결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적당한 긴장은 약이 되지만 과도한 긴장은 독이 된다. 제일 중요한 데이터를 대충 설명하고 넘어간 일, McKinley교수님과 조광수교수님의 질문에 잘 답변하지 못한 일. 등등...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오면 좀 더 잘 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남는 아쉬움은, published paper가 있었으면 좀 더 좋은 발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입니다. 발표 전에 출판된 논문이 있다면 든든한 지원사격군이 되지 않을까요?
-클로징
한편의 시와 같은 마일드한 웨일즈 지방을 가로질러 런던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돌아오며 대학원 생활과 연구에 대해서 돌이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게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남은 대학원생활을 더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앞으로 내 연구를 더 정교하게 다듬고 좋은 논문을 쓰자. 그렇게 하려면 교수님과 동료들의 도움을 더 많이 받아야겠습니다.
제게 학회는 늘 학문의 역동성(Dynamics)을 확인하는 시간과 공간이 됩니다. '삶과 연구' 모두 dynamic한 자세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두 분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