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동아시아 유변학도를 위한 국제워크숍을 다녀와서
지난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제5회 동아시아 유변학도를 위한 국제워크숍에 처음으로 참가하였다. 세칭 한중일 학회로 불리고 있으나, 태국 또한 엄연히 참가하고 있으며 지난 대회까지 개최한 전력이 있으므로 이는 바른 명칭이라 할 수 없다.
이번 대회는 중국측이 대거 불참하여 아쉬움이 남지만, 기본적으로 4개국 젊은 유변학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상호 관심사를 교환하며, 친목을 다지고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본 대회는 발표 내용의 완성도보다는 학생들의 발표 실력을 점검하고 이를 향상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아직 덜 영근 젊은이들에게 마치 예비 고사처럼 많은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본 대회는 상기 적시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주최측의 엉성한 준비와 미숙한 운영은 옥의 티로 남았다.
우리 연구실 학생들은 대회 기간 내내 타국에 비하여 월등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이는 대회 시작 수일 전부터 실전을 방불케하는 고된 훈련을 반복한 덕분이다. 발표자들은 수 차례의 예행 연습을 통하여 발표 자료 및 구성, 발성법, 표현력 등을 상호 점검하였다. 또한 예상 질문을 여러 개 선정하여 모범답안을 미리 작성해 두고, 질문조를 편성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다. 그 결과 우리 학생들은 발표 뿐만 아니라, 질의 응답 시간에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본 대회는 비단 연구 성과에 대한 토론에 그치지 않고, 상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확연히 드러나 보였다. 이를테면, 와타나베 센세와 몇몇 일본 학생들이 우리말 노래를 부르고, 이에 질세라 안경현 선생님과 우리 학생들이 일본어 노래로 화답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4개국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거나하게 취하고 신명나는 놀음에 열정을 다 바치는 모습은 젊은이들만이 가진 특권이다. 내가 학생일 때에는 이런 기회가 좀처럼 없어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유변학회는 국제공조 측면에서 매우 독보적인 것 같다. 우리 학생들은 이런 기회가 매우 소중한 것임을 알고 잘 활용하길 바란다. 현재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국제사회에서 나를 어디쯤 위치시킬 수 있을지 가늠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