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에서 3일간 열렸던 학회에 참가하였습니다.
학회 명칭은 Euromech Colloquium 479 로서
Numerical Simulation of Multiphase Flow with Deformable Interfaces
였고, 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에서 주관하였습니다.

Invited lecture 3 개
Oral presentation 29 개

1. 발표 내용

학회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경계추적에 관한 알고리즘에 대한 내용이 주로 발표되었으며,
invited lecture 또한 level-set(Hermann), VOF(Zaleski), Front tracking(Tryggvason)
방법에 관한 대가들이 발표를 하였습니다. 특히 Front tracking 을 개발했으며, 현재 J. Computational Physics 편집장이신 Tryggvason 교수님의 발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 2D drop 하나로 알고리즘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저로서는 확실히 3D 버블들이 정신없이 날라다니는 결과는 충격이었습니다. 아울러 front tracking 방법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Level-set 코드를 만들어 보았으며, 현재 front tracking 으로 경계 추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저에게는 더없이 좋은 학회이기도 했습니다.

14개 국가로부터 50 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각 방법들의 문제점과 개선사항들에 관하여 다양한 정보들을 발표하였고, 이를 drop splashing, contact anlge 문제 등의 결과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발표들을 보면서, 저 자신 또한 안정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인가? 보고된 알고리즘으로 새로운 현상을 찾을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동안 돌다리도 두드려가겠다는 심정으로 안정성 테스트에 너무 치중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확실히 Level-set 보다 front tracking 의 정확도가 최소 2오더 이상은 차이가 나는 것은 맞지만, 계산하기 쉽다는 이유로 level-set 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으며 (물론 쉬워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각 방법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취사선택해서 사용하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각 방법을 혼용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발표한 사람들 모두가 Newtonian 문제에 국한하여 계산을 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발표가 3D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도 저를 자극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더 이상 나중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고, 마음 속으로만 계획했던 일들을 하루 빨리 실행에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현재 개발 중인 알고리즘이 우선적으로 완전하게 동작을 해야겠습니다.
논문 보면서 front tracking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나서 찜찜했던 부분에 대한 혼자만의 고민도 나만 해결책을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즉, breakup 알고리즘에 대한 manual 접근법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는 해답을 얻었습니다.
경계의 불안정성에 대한 문제는 모두가 안고 있는 문제였으며, 이를 어떻게 누가 극복할 것인가는 모두의 문제로 남았습니다.

경계 추적에 관한 학회는 처음 참가해 봄으로써, 논문으로만 접하는 것보다 확실히 다른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 주로 어떤 문제로 안정성 테스트를 하는가?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VOF 에 관해서는 오히려 많이 배웠습니다. 직접 적용해 본 적은 없지만, 만약 적용한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정확도를 높힐 수 있는가? 그래도 여전히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늘 그렇지만, 학회 참가는 무료했던 학교 생활에 확실한 활력소를 가져다 준 것 같습니다.

2. Social activity

학회에 가 보니 동양인은 저 포함해서 2 명이었고, 아는 사람은 정말 한 사람도 없는 학회였습니다. 점심도 그렇고 coffee break 도 그렇고, 그 시간만 되면 막막해지죠...
일단 첫날은 일찍 가서 등록하고, 그 날 발표 내용을 미리 예습(?)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폴란드 교수님이 오셔서 먼저 인사를 해 주시더군요..
KAIST에 자기도 9개월 정도 있었다고 하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긴장이 좀 풀렸습니다.
이 분은 현재 Delft 공대에 방문하고 계시기 때문에 같은 실험실에서 오신 Sousa(브라질 포닥)를 자연스럽게 소개해 주셨습니다.
Sousa 는 이미 3D front tracking 을 개발하였고, 현재는 예전에 김시조 교수님이 하셨던 ALE 방법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제가 아인트호벤에 있으면서 얘기를 많이 듣고 있던 터라 아는 척(?) 좀 했고요...
둘째날 lunch 도 이 분들과 먹게 됐는데, 그 자리에는 front tracking 의 대가인 Tryggvason 도 함께 있었습니다. 제 대각선 자리에 앉아 계셨기 때문에 확실히 기회다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아무말도 건넬 수는 없었고 그냥 하시는 말씀만 들었습니다.
모 교수님과의 대화 내용은 해외에서 지원하는 포닥 중에서 좋은 사람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인도나 중국에서도 가끔 좋은 학생들이 지원하곤 한다. 레벨셋이 간단해 보여서 학생에게 시켜봤지만 하면 할 수록 미궁으로 빠지더라. 초기의 쉬워보임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학생이 오면 자기 코드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과 연구실 코드로 follow up 하는 것 둘 중에 하나를 고르도록 하는데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코드로 연구를 하는 것이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아무리 좋은 코드라도 계속해서 전수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레벨셋하는 사람들은 무슨 종교 집단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말씀은 invited talk 중에 하신 말씀)
실제로도 9월경에 레벨셋하는 사람들만 모여서 학회를 연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레벨셋을 고안한 Sethian 의 의견도 궁금하긴 합니다만, 이번 학회 때 모습을 못 뵌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두번째날 저녁도 비싼 등록비 생각해서 참석을 하긴 했는데, 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뉴저지에서 오신 젊은 교수님과 도르트문트에서 온 박사과정 학생과는 다음날 헤어질 때까지도 사진 같이 찍고 그랬으니까요..
미국 사람과 농담하면서 시간 보내는 것도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겸사겸사 영어도 배우고요...
토론토에서 오신 교수님께도 제 얘기를 드렸더니, 그 분 석사과정 학생도 Oldroyd-B 로 점탄성 문제를 풀고 있는데, 대부분의 유체는 Newtonian 으로 가정해도 관계없지 않느냐 하시면서, 점탄성 문제는 또 다른 세계다. 박사 과정 학생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지만, 석사 과정학생이 점탄성 문제를 푸는 것은 언제까지고 기다리기 힘들다는 고충을 들려주셨습니다.
제 앞에 앉았던 스페인에서 오신 교수님은 영어가 서투르셔서.. 저로서는 다행이었죠..
음식은 토마토소스에 갈치구이 달랑 얹어주던데...  이건 후딱 먹고... 막차타고 집에 왔습니다.

3. 마무리

정리하자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했던 상황에서 시기 적절한 학회를 다녀온 것 같습니다. 다행히 네덜란드에서 주최를 해서 다녀오긴 했는데, 리딩 그룹의 현재 상황을 보고나서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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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 사진한장 끼워넣는 센스.  -[08/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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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주: 종교 집단 얘길 듣고 보니 유변학회도 비밀 종교 집단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 사람들은 유변학의 유 자도 모르는데 ^^   -[08/3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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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현: 그래도 MC유의 유 자는 알지 않을까요?   -[09/16-0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