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009년 1월 21일부터 1월23일까지 있었던 한중일태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

한중일 극동에서 확장되어 한중일태 동아시아로... 그런만큼 지난 워크샵과는 사뭇 많은 차이를 보였던 것 같은 학회였습니다. 그동안의 워크샵은 언제나 추운 겨울에 이루어졌던 반면에, 이번 행사는 따뜻하고 어쩔땐 조금 덥기도 한 겨울에 진행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네요.

1. 학회

Nakhon Ratchasima라는 곳은 사방이 숲으로 둘러쌓인 곳이었습니다. 유명한 방콕이나 푸켓과는 달리 그만큼 이곳 사람들은 이런 워크샵을 개최할 기회가 적었겠지요. 그런만큼 워크샵 진행에는 몇몇 미숙한 점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새벽 3시에 도착하였는데 자고있는 다른 나라 친구들을 깨워서 호텔방에 들어가게 한 점이나, 마이크와 빔프로젝터 케이블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수정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들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매일 저녁 태국 전통 노래와 음악이 들리는 곳에서 우리를 극진히 vip같이 대접해 준 것을 보면 그들이 학회 진행의 경험은 적지만 정성은 대단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연구 (한중일태)

한 :
어쩌면 우리가 사람얼굴을 잘 구분해도 강아지 얼굴을 잘 구분못하는 것 처럼, 다른나라의 연구를 잘 몰라서 제가 그렇게 느끼는 것일수도 있지만, 한국 유변학회에서 느꼈듯이 고려대 성균관대가 시뮬레이션을 주로하고, 우리학교는 application으로 많이 나아가 있으며, 경북대가 이론으로 접근하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듯이 한국의 유변학 발표는 세 나라중 가장 다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외국 학생들의 눈에는 우리나라가 기존 rheology에서 확장된 분야에서 가장 dynamic하게 연구가 진행된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물론 그 다양성의 꼭지점에는 이번에 발표한 8명 모두 연구분야에서 많은 차이가 있는 우리 실험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 :
제가 잘 이해를 못했지만 중국의 발표 내용은 고분자에 어떤 것을 넣어서 어떤 유변물성을 보았다 하는 내용이 주였던 것 같습니다.
즉, 대체로 중국의 연구는 우리 실험실에서 과거에 melt팀에서 하였던 연구를 하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일 :
와타나베 교수님의 영향으로 언제나 일본의 연구는 유명한 유변학 책에 나올법한 polymer physics의 이론적인 부분을 다루는 듯 합니다. block copolymer의 유변 물성과 이론, linear chain 그리고 많은 모델등 그들의 연구는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정말 부러운 탄탄한 이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구란 역시 이론과 모델을 끼지 않고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에, 저도 역시 남은 방학동안에는 제본한 유변학책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태 :
워크샵이 펼쳐진 태국의 Suranaree 대학에는 원래 rheology를 연구하는 곳이 없었다 합니다. 그런데 어떤 기회로 지난해 상하이 워크샵에 참가하게 된 후에 이 학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네요.
그래서인지 그들의 연구는 다른 세나라와 차이가 많이 난 것 같습니다. 이곳은 Visit 교수님의 영향으로 이름만 익숙하고 내용은 생소한 Monte carlo simulation을 주로 연구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태국은 유럽 유변학회와 색깔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3. 발표

저는 Numerical Simulation of DNA Separation using Nanofilter라는 제목으로 oral 발표를 하였습니다. 해외에서의 영어 발표는 두번째인데, 룸세미나의 경험이 많이 있어 긴장을 덜어주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본을 이정도면 잘하겠지 하는 정도로 외웠는데 막상 발표를 하려 하니 생각이 안나 즉석에서 지어냈던 문장이 20~30%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발표 기회가 생기면 실전과 같은 느낌으로 이정도면 잘하겠지 하는 수준만큼의 두세배정도는 더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학회를 여는 첫번째 학생 발표를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별로 재미없을것 같기도 한데 의외로 질문과 관심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자를 flexible 하게 해보았냐, 만약 했다면 어떻게 될 것 같냐, wall과의 interaction이 있다면 어떨것 같냐 등 제가 실험하지 않은 질문들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것은 잘 모르겠다 안해봤다라고 대답을 많이 했는데, 뒤에 진석이형이 안해보고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도 이런이런방법을 쓰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사할수 있다라는 식의 대답을 보면서, 무식을 폭로하는것보단 어떻게는 잘 꾸며 이야기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 연구 분야에 있어 시뮬레이션 방법은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으나, 발표가 끝나고 들어올때 주민이형이 불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제 연구분야의 이론에는 아직 약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재미있었던 발표는 하나가 있었는데, FEM대신에 이름만 알고 내용은 몰랐던 fluid particle 방법으로 우리 self-consistent의 모태인 CONNFFESSIT과 거의 비슷하게 micro-macro simulation한 것이었습니다. Fluid particle method는 우리 FEM으로 생각하면 mesh가 매time 흐름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Eulerian domain보다 Lagrangian domain이 더 계산속도가 좋다라고 서두에 시작한 것과 CONNFFESSIT, 즉 FEM을 쓰면 매 time step마다 remesh작업을 해줘야해서 fluid particle 방법이 좋다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 micro-macro를 우리와는 다르게 이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찌 보면 입자가 움직이면 따라가면서 계산 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 그럴 듯 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4. 교류

처음으로 외국인과 어설프게나마 대화를 가장 많이했던 서울에서의 1회 워크샵과, 겨울의 다다미 운치가 느껴졌던 2회 교토 워크샵에 이어 저에게 이번 한중일태 워크샵은 지난해 상하이에서의 워크샵을 제외하고는 세번째 참석이었습니다. 유럽유변학회, SOR, ICR과는 다르게 한중일 학회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다른나라 학생들끼리 서로 어울리는 기회가 많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의 워크샵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대략 해를 거듭할수록 느껴지게 되는 것은(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이 행사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과 그와는 반대로 어찌보면 학생들과의 교류의 깊이는 얕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한중일 워크샵의 분위기를 잘 몰랐던 태국측의 준비로 비롯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3일 내내 노래방 기계와 춤판으로 외국 학생들과 신나게 노래부르고 춤을 추긴 하였지만, 1,2회때 느꼈던 대화를 통해 외국 친구를 사귀고, 다시 연락하고 싶고 하는 느낌이 이번에는 비교적 적지 않았나 싶은 속빈 강정같았던 시간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내년에는 이 워크샵이 한국에서 벌어진다고 하네요. 다시금 친한 친구 한번 만들 시간을 우리가 주도해서 만들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