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The International Workshop for Far East Asian Young Rheologists (IWFEAYR)에 참석했습니다. 벌써 4회째를 맞이하고 제가 학생으로는 가장 많이 참석한 참가자가 아닐까 합니다. 또 학생 중에서 최고 연장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쉽게도 올해 36살인 일본학생에게 자릴 내주었습니다. (그 학생 아이들이 8살 그리고 6살 이라고 합니다.)

발표자료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 참 많았습니다. 발표자료의 경우 청중을 파악하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슬라이드를 그냥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의 수준을 파악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되도록 문자와 수식은 최소로 하고 그림 위주로 설명하는 것이 좋은 전달 방법이라고 합니다. 리허설 때 발표자료를 점검하면서 앞으론 좀 더 꼼꼼하게 슬라이드를 만들 거라고 다짐을 했습니다. 마치 황금이 가득 묻혀있는 금광처럼 캐면 캘수록 문제점들이 나왔습니다. ‘발표 내용이 중요하지 슬라이드에 오타 하나 정도 있는 게 무슨 큰일이냐?’ 고 반문할 지도 모르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남의 일도 아닌 자신의 발표에 완벽을 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성실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 내서 발표자료를 검토해주고 좋은 충고를 해준 연구실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예전에 어떤 교수님이 쓰셨던 글 중에서 대학원 생활을 잘 하려면 ‘동료를 이용하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옆에 앉아 있는 선배와 후배가 얼마나 든든한 기둥인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청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죽음보다 더 두려워한다’ 고 합니다. 그게 룸세미나, 국내학회, 국제학회든지 정도의 차이지 두려운 건 매한가지 인 것 같습니다. 발표가 중요하고 또 남들은 발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출국 전에 두 권의 발표관련 서적을 빌렸습니다.
-1시간 만에 마스터하는 프레젠테이션(윌리엄 장, 청림출판)
-MBA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프레젠테이션(다이앤 디레스터, 비즈니스북스)
핵심이 되는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러합니다.

[전략, 준비, 자신감, 커뮤니케이션, 보디랭귀지, 비주얼, 리허설]

모두 다 중요한 요소이지만 저에게 더 많이 필요한 항목은 자신감, 커뮤니케이션, 리허설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리허설 없이는 진행하지 말아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발표장 강단에 서있는 자신을 ‘이미지 메이킹’ 하며 리허설을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 그냥 종이 위에 인쇄된 텍스트만 웅얼웅얼 외우기 보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IWFEAYR의 목적은 encouragement 와 interaction 입니다. 다른 국제학회 또는 국내학회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국제학회를 참석해 보면 아시아권 발표자의 발표능력이 부족함을 알게 됩니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영어실력을 떠나 ‘encouragement’ 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표나 토론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 좋은 발표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학회의 학생들의 발표실력이 전년도 대비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습니다. 대본을 들고 읽거나 자신감 없는 목소리나 자세는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 가기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 않나 생각합니다. 발표는 잘 마쳤지만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서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하게 발표시간이 지연되기도 하구요. 앞으로의 숙제가 있다면 발표는 기본으로 잘 하고 질의응답도 능숙하게 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태국에 머무는 동안 음식에서 나던 그 독특한 향이 아직 생생합니다. 또 태국 무희들의 춤도 눈에 선~하구요. 학회에 참석하게 되면 발표와 토론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을 포용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는 것도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초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여 3일 내내 초저녁에 침대 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마음은 새벽 3시 까지 놀고 싶었습니다.

이번 학회는 IWFEAYR의 목적과 함께 ‘발표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내 연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 시간이 되었습니다.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신 두 분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