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몬트레이에서 열린 2008 ICR에 다녀왔습니다.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학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첫 국제학회를 가장 큰 학회라고 할 수 있는 ICR로 참석하게 되어서 긴장과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석하였습니다.

많은 세션이 있었는데 저는 주로 Rheometry 관련 세션(General rheology/Extreme rheology)과 입자계 관련 세션(Yielding and Thixotropy/Flow instability/Jamming and shear thickening/Shear banding), 그리고 Interfacial rheology 관련 세션에 참석하여 발표를 들었습니다. 책이나 논문의 저자, 혹은 유명한 교수로 이름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의 발표를 직접 들을 수 있던 점은 제게는 흥미롭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Yielding과 Thixotropy에 관련된 세션의 경우는 4일간 매일 세션이 있을 정도로 발표가 많았는데, 발표의 50%이상이 프랑스 쪽에서 발표한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Yield stress에 관한 다양한 정의와 그것에 대한 측정 방법과 결과 등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또한 모델 시스템으로 주로 Carbopol과 고분자 용액을 사용한 발표가 많았는데, 저에게는 실험과 관련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Flow instability 세션과 shear banding 세션을 들으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던 기회였습니다. 발표에서 보여지는 대부분의 그래프를 제 실험에서도 관찰할 수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해석이나 고민 없이 대충 넘겼던 것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개념과 현상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데이터 해석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입자계, 대부분의 실험 영역에서 관찰되는 flow instability 혹은 shear banding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고, 제어할 것인가가 제게는 큰 숙제로 다가왔습니다.
새 Rheometer를 구상하고 있는 저에게 rheometry에 관련된 발표나 아니면 실험 방법에 대한 발표들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선 제가 고민하면서 구상했던 대부분의 실험방법 혹은 rheometer가 대부분 이미 누군가가 적용하여 실험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동시에 저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면 유변학 관련 세션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extreme rheology 세션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Capillary rheometer관련한 발표도 있었는데, 우리 실험실과 똑 같은 기종의 capillary rheometer를 사용한 발표였습니다. 저는 막연히 그 rheometer로 측정할 수 있는 물질 혹은 실험범위를 정해놓았었는데, 그 발표에서는 적극적으로 개조하여 원하는 물질의 원하는 실험영역의 데이터를 측정한 것을 보고 많은 반성을 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학회에 “Yielding in concentrated suspensions of plate-like (kaolinite) particle”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터 세션 ‘Suspensions and Colloids’ 부분에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우선 발표내용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결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제가 결론으로 제시한 shear에 의한 kaolin의 구조 변화를 좀더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는 조언도 받았습니다. 또한 제가 제시한 yield stress 측정방법이나 그 데이터 해석 이외에도 다양한 다른 방법을 통해 yield stress 혹은 yield strain을 측정해보라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Vane을 이용한 shear yield stress와 dynamic test를 통한 yield stress의 상관 관계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 포스터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 중 상당수가 기업체에서 온 사람들 이었는데, kaolin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저와 비슷한 미네랄 혹은 고농도 페이스트를 사용하는 기업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 시간에 따른 극단적인 물성변화에 대해 흥미로워 했고, 그들이 사용하는 시스템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그럴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실험계획 구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보이고자 하는 결과에 관련된 현상 혹은 이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물질 설정, 실험 방법 구상 및 그 데이터에 대한 정확한 해석 등이 종합될 때만이 누구나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의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면 발표에서 그 점이 보여질 수 밖에 없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제 연구와 관련된 부분뿐만 아니라, 제가 연구자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부분도 학습하고 경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