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 2008 출장 후기

지난 주 4년 마다 열리는 International Congress on Rheology 2008 참석 차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 다녀왔습니다. 4년 마다 열리고 그 해에는 유럽유변학회나 미국유변학회가 없는 만큼 참석 인원이나 발표 논문 수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학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4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성공리에 이루어졌고 이번에도 한국 사람들이 대거 참석하여 유변학 발전에 우리나라가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우리 연구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내용으로 발표를 하여 그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공식적인 국제학회 5번째 오랄 발표였습니다. 항상 할 때 마다 부족하다고 느끼고 더 발전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발표
이번에는 발표 리허설을 비교적 일찍 하는 바람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발표자료를 다듬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험실 사람들의 피드백도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학회 발표 연습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flow instability 세션에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사실 처음 발표 신청을 할 때 어느 세션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도 했지만 제가 하는 연구 분야가 material의 특성을 기준으로 하느냐 실험 방법론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세션에 포함될 수 있고 normal stress라는 물질의 특성이 instability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세션을 선택하였습니다. 나중에 amplitude oscillation shear rheometry라는 세부 세션을 MIT의 McKinley 교수가 organizer로 자기 연구실의 연구와 TA 등 몇몇 발표들을 모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이 세션에 들어가게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 세션에는 McKinley 교수 연구 내용을 빼고는 특별히 좋은 내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LAOS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를 못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이는 현규형이나 조광수교수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아무튼 302동 auditorium만한 flow instability 세션 장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고 이 정도 크기에서는 이전에도 해보았기 때문에 그다지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영어로 말하는 속도도 이미 충분히 연습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리허설 때 안교수님께서 지적하신 천천히 말하는 것보다 빨리 말하는 것이 효과적인 발표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에 충실히 하여- 시간 안배도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질문이 적었습니다. 날카로운 질문도 없었습니다. 제가 발표한 세션이 워낙 다양한 주제가 다뤄지는 부분이라 발표장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질문은 적었던 것 같습니다. 제 앞 뒤 발표도 모두 좌장들만 질문을 하였습니다. 저 또한 단순한 multimode model의 LAOS에서의 sensibility에 대한 질문을 좌장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단지 발표할 때 앞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뭔가를 열심히 받아 적고 있었다는 것을 본 것이 제 발표에 대한 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관심 분야
Jamming and Shear thickening: 다들 아시겠지만 shear rate에 따른 점도 증가를 shear thickening이라고 하고 particle system에서 solid state로의 변화를 jamming 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mechanism은 아직 의견이 분분합니다. 최근에 연구들도 이 mechanism을 밝히기 위한 실험 방법을 잘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Delaware의 Wager교수가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scattering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 중인 것 같았습니다.

Rheometry (amplitude oscillation rheometry): 이처럼 Nonlinear rheology의 LAOS를 한 세션에arrange 한 것은 제가 지금까지 참석한 학회 중에 이번이 처음인 듯 합니다. 더군다나 organizer가 McKinley 교수여서 그 쪽이 elongation뿐만 아니라 LAOS 연구의 큰 축으로 떠오른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좋은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LAOS는 방법론 연구와 material 특성 연구 둘로 나눌 수 있는데 MIT에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방법론으로는 조광수 교수님이 연구한 geometric analysis에 힌트를 얻어 비슷한 연구를 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material 특성 연구를 진행하였고 또한 LAOS data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MITLAOS라는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다음 발표자인 TA engineer가 이러한 LAOS의 방법론 MIT가 originated한 것이라고 계속 언급을 하여 조광수교수님이 지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로써는 좋은 방법을 개발해 놓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한 점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한번 co-work과 communication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tc: 이외에 몇몇 세션을 돌아다니며 들은 발표 중에 하나를 소개 하자면, general rheology 세션에서 한 이탈리아인 교수가 Giesekus model의 nonlinear parameter를 구하는 법을 발표하였는데 LAOS data를 이용하여 이전 방법과 비교를 하였습니다. 이전 방법이 실험 결과와 잘 안 맞았고 새로운 방법이 잘 맞는다는 설명을 하여 저도 유사한 경우를 계산하였기 때문에 발표 후 몇 가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계산한 방법이 틀리지 않았고 또한 normal stress의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는데 좋은 질문인데 자신도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후에도 저랑 같은 세션 장에서 많이 마주쳤는데 이처럼 비슷한 연구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하지 않은 것을 제가 이미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과 조바심이 교차를 하였습니다.

Poster: Poster 발표의 가장 큰 장점은 충분한 발표시간과 질의 응답 시간입니다. 가끔 오랄 세션장에서 자신의 포스터 발표를 광고하곤 하는데 자신의 연구 내용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실험실 사람들이 포스터 발표를 하면서 열심히 외국인들과 토론하는 모습에 제 발표에서 질문이 적었던 아쉬움과 연구 결과를 좀 더 세분화하여 포스터 발표도 하나 했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유명한 Harvard의 Weitz 그룹에서 포스터 세션 발표가 하나 있었는데 얼마 전에 안교수님을 통해 리뷰를 한 JOR에 publish된 논문이 더군요. 사실 논문의 내용과 컨셉은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허접하게 보였지만 논리적으로 잘 설명이 된 논문이었습니다. 논문을 쓸 때 논리적 구성과 설명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이 그룹은 biopolymer를 수년간 연구해온 노하우를 통해서 연구분야를 엄청나게 넓혀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장비의 과학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장비의 발전은 연구나 산업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유변학도 유변물성측정기기의 꾸준한 발전으로 많은 진전이 있어왔습니다. 학회를 참석하면 꼭 exhibition장을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많은 rheometer 회사에서 참석 하였고 새로운 기기들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Anton Paar에서 자동화한 rheometer를 전시하였는데 sampling에서 측정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장비였습니다. 산업적으로 유용할 것 같았습니다. TA의 ARES G2 역시 더 발전된 모습으로 전시되어있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새로운 장비들은 MIT나 벨기에 같은 몇몇 유명한 그룹에 시험용으로 제공이 되는데 이와 관련된 발표도 있었습니다.

발상의 전환, 글로벌 능력, 열정
학회를 참석하는 것은 항상 연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줍니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 나의 위치를 철저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안주한다면 도태되고 말겠지요. 제 생각에 우리가 더 나은 연구, 개인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위 세가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설명을 안 해도 다들 무엇인지 아시라고 생각됩니다. 학회는 둘도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학회에 많이 참석하게 될 후배님들도 얼만큼 효과적으로 시간을 보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겠습니다. 많은 실험실 원들이 좋은 기회를 가지게 해주시는 두분 교수님들께 항상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