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Tokyo 동경대에서 열린 “2007 GCOE and BK21 Joint Seminar”를 다녀 왔습니다.
동경대학의 캠퍼스 풍경, 도서관, 그리고 실험실 분위기며 어떤 실험 장비를 갖추고 연구를 할까 하는 호기심 충족과 더욱더 분발해야겠다는 의기 충전된 마음을 가지고 왔습니다.

1. Japan

아시아의 명문인 동경대에 간다는 설레임으로 출장 신청을 하며 발표자료를 만들고, 하네다 공항의 입국 심사에서 지문 인식 기기에 양손 지문을 꾹 찍고 일본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32개의 각기 다른 실험실 학생들, 5명의 교수님과 함께 제공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천황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황거(고쿄)와 아사쿠사에서 일본의 문화를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아사쿠사에서는 본당에 들어가기 전에 청결히 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손을 씻는다는 의례에 따라 추운 날씨에 찬물에 손을 씻어보기도 했고요.

지난 한중일 워크샵 때의 일본 출장 경험 때문인지 왠지 모를 친숙함으로 다가왔던 일본은 여유와 친절함이 베어 있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례이지만 poster presentation 의 경우 오전, 오후에 나눠 진행되었는데 poster 부착판 한 개 조차도 오전, 오후 부착해야 하는 번호의 규칙성이 있는 것을 보고는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주최측에서 준비해야 하는 당연한 일일 테지만요.

2. UT (University of Tokyo)   vs.   SNU (Seoul National University)

“ GCOE : Global Center Of Excellence    vs.    BK : Brain Korea ”

이틀에 걸쳐 10개의 oral presentation 과 57개의 poster presentation 가 있었고, 우리나라 BK 와 유사한 취지의 GCOE program 을 통하여 global 학교로 나아가기 위한 동경대학의 노력이 엿보였던 세미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화학과 쪽 발표가 주를 이루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유기화학 화합물과 그 생성 메커니즘을 보고 또 이의 적용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진행 과정은, 내 연구에 있어서도 단순한 실험결과를 내보이기 보다는 왜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 곰곰이 생각해 볼 시간을 투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한 poster presentation 의 경우에도, 김영규 교수님이나 박태현 교수님께서 이 연구와 특정 실험은 왜 했는지, 또 material 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실험결과 해석보다는 전체적인 의미를 묻는 질문을 많이 하셨거든요.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질문일 때에는 답변을 할 때도 신이 났습니다. 또 동경대 학생들이나 다른 실험실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이런 실험을 더 해보면 좋겠다라는 코멘트도 너무 값지게 다가왔습니다.

3. feeling…

동경대학교의 상징인 아카몬(홍문)을 통과해 진입한 캠퍼스의 느낌은 진짜 ‘대학’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한 캠퍼스 내에서 노란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걸을 때면 왜 이리 신이 나던지…원래 밖에 나가면 밥을 더 잘 먹는 성격인지라 동경대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먹는 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동경대 Prof. Nakanura 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 ‘Logos, Pathos, Ethos’ are necessary in research.”

생각해 보건대, 아직은 모든 것이 많이 부족한 듯 하나 끈질긴 도전으로 한 번 해봐야 겠다는 의지가 다시금 새겨진 경험이었습니다. 진정 원하는 것이 있으면 끝까지 노력해 보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해 보자고.
이번 세미나에서 동경대생 전원이 박사학생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 우리측에서도 석사생은 몇 안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에 대한 주체성과 자신감이 있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멋진 연구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Logos, Pathos, Ethos’ 를 두루 갖춘 내가 되어 보자고 다짐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얼마든지 새로운 일이 될 수 있는 것이 내가 하고 있는 연구이므로…

즐겁고 값진 경험을 하게 해주신 교수님들과, 난주언니를 비롯한 실험실 식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