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윤재오빠의 도움과 교수님의 배려로 한중일 워크샵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을 때에는 기대감과 호기심,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욕심을 부렸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제가 무언가를 발표할 만큼 외적으로, 내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괴로움 속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번째 교토 방문이라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오사카와 같은 도시는 서울과 너무나도 흡사하여, 다른 나라 같은 느낌이 들 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거리의 모습이나, 음식, 분위기를 접하는 데에 있어 스스럼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편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 나라 모두 각각의 개성과 고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일률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몇 개의 사찰과 유적을 보면서 느낀 것은 분명하게 와닿지는 않지만 우리의 역사와는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문화재와 역사에 그리 밝지 않은 저이지만, 처마의 모습이나 선, 그리고 불상 등의 모습에서 조금씩 다른 점을 발견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또한, 전쟁을 겪지 않은 탓에 비교적 온전하고 완연하게 보존되고 교토가 하나의 역시도시로써 자리 잡았다고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습니다. 일본 학생들의 환대와 호의 덕택에 더할 나위없이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워크샵은 3일에 거쳐 진행되었습니다. 첫날 어리벙벙한 느낌으로 사람들의 발표를 들었는데, 스스로에게 가장 화가 난 것은 발표내용을 잘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리 초록을 읽어둔 경우에는 그래도 조금 도움이 되었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정말 더 많이 공부해야하겠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첫날, 둘째 날 일본, 중국 학생들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각국에서 진행되는 연구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중국학생들로부터 받은 인상은 전반적으로 발표에 있어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그들의 연구가 한 쪽으로 치중되어 있는 듯 보였지만, 발표에 있어서는 많은 준비를 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하고 있는 연구가 왜 중요하며,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는 일본학생들의 발표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꼈습니다. 중국 학생들에 비해 일본학생들은 다소 소극적이고, 준비가 덜 된  듯 한 느낌을 받았지만 몇몇 사람들의 발표는 인상에 남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이번 학회는 이런 자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멋진 일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하는 계기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관련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있게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고 관심을 받는 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의 발표에서 수많은 관심과 질문이 쏟아질 때에는 참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연구를 돋보이게 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첫째로, 우선은 자기 연구주제에 대해 명확히 알고, 분석할 수 있는 아카데믹한 능력입니다. 얼마나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먼저 하고 있느냐가 당연 중요한 요소일 것이고 그러한 면에서 끊임없는 공부와, 추세를 알고, 목표를 설정하는 연구능력이 요구되는 것일 테이지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발표기술인 것 같습니다. 이번 워크샵의 주목표인 동시에 끊임없이 지적받았던 내용입니다. 청중에게 얼마나 호소력 있게 ‘내가 하는 일은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다’라고 알리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 자료의 구성과 더불어, 얼마나 유창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주요 요소이겠지요.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에게 있어서, 영어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은 연습, 연습, 연습인 것 같습니다. 워크샵 내내 영어문장이 둥둥 머릿속에 있었는데 막상 발표를 하게 되다 보니, 발음이 꼬이고, 조금씩 단어가 달라지더군요. 또한, 자신감 있게, 능숙하게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영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번 깨닫고, 자극받게 되었습니다. 자기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또한 제 경우, 보다 완전한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처음으로 오랄발표를 하였던 저로서는 이번계기를 통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며, 어떠한 준비가 더 필요할 지 깨닫게 된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더불어 이를 통해 보다 나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통하지 않는 영어였지만, 같은 분야에서 공부하는 여러 학생들과 이것저것 묻고, 대답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스스로 많은 반성을 하고 다짐을 하게 된 워크샵이었 던 것 같습니다. 참여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교수님들과 이것저것 도와주신 선배언니오빠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