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6개월간의 미국 피츠버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성식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토요일에 집 이사와 유변학회 등 마음의 여유가 없어 이제서야 글을 올리게 됩니다. 저의 길고도 짧은 경험의 나눔을 통해 귀한 것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1.배경: 제가 다녀온 곳은 피츠버그에 카네기멜론 대학 의공학과의 James F. Antaki라는 교수님 연구실이었습니다. 그 곳에 다녀오게 된 계기는 2003년 터키에서 열린 학회에서, 피츠버그 대학 내 McGowen 연구소의 Kameneva 교수님을 만나고, 계속 연락을 나누던 중, Antaki 교수와 공동연구 중에 함께 연구할 사람을 찾게 되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느낌: 단기 출장과 달리, 장기 출장은 자신의 연구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그 가운데, 교수님과 연구원들과의 협력하는 방법, 그리고 연구과제를 대하는 태도 등을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을 정리해보면..
A. 연구 집중도 “칼 출근, 칼 퇴근 but 거의 전력 투구”
Antaki 교수가 워낙 바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밖에 연구실에 나오지를 않습니다. 보통 이렇게 되면 약간 연구에 느슨해지기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거의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점심 먹자마자 바로 연구… 또한 곁들여 연구 이외의 것은 신경을 거의 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부러웠습니다. (행정적 업무는 과사 직원이 전담, 청소는 청소직원이 전담, 심지어는 화초에 물주는 것도 관리, 폐기물은 담당자 전담…) 또한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을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들은 배우고 싶었습니다.
B. Professional
자기 연구 분야에 대해 자신감과, 연구해야 할 것을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일종의 Professionalism 을 보았다 고나 할까요..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부분이 부족한 저에게 큰 도전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C. 적극성, 활발한 의견 교환 문화:
잠시동안은 Shelly Anna 교수의 유체역학 수업을 청강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유도하고, 학생들이 의문점을 매우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Sangria Meeting 발표하고, 매주 전화로 진행되는 tele-conference, 학회 참석 등에서 Open Mind와 다양하고 또한 구체적인 의견들이 매우 자유롭게 교환되고, 도와주는 것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제가 연구 과제를 설정할 때, 몇몇 교수들과 미팅을 할 때도 비슷한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 알게 된 학생임에도 사전에 메일로 내용을 주고 받고, 주요핵심내용을 ppt 1-2장정도로 짧은 영어로 설명할 때, 굉장히 성실히 대답해주고 Comment 해주고 하는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어가 짧아도, 문법이 틀려도, 내용이 우수하다면 됩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우리도 세미나시간에 조금 더 자유롭고 깊은 의견교환, 그리고 평소에 연구하면서도 많은 협력들이 자유롭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D. 자료화, 계획: 제가 있었던 연구실의 큰 특성이긴 한데, 자료화와 계획화가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구과제 설정 후 Gantt Chart 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연구를 점검하고, Student Handbook 등을 만들어서 구두로 전해지며 잊혀지기 쉬운 것들을 정리해놓는 것은 본받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연구실이 새로 만들어지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지라 더욱 그러한 모습이 돋보이더군요. 문득 든 생각이 우리 연구실 세미나 폴더를 날짜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으로 정리하면 좀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ILab과 세미나 컴퓨터의 이용방법을 좀더 명확하게 하면 좋을 듯 싶구요.
E. 아쉬운 점은 가기 전에,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못한 점과 현지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점 입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연구실이 아직 이사 후 정리가 되지 않아서 장비가 어디 있는지 찾고 있고, calibration, 연구 과제에 따른 주문과 Setup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그 부분에 할애 하였습니다. 조금 더 치밀하고 뚜렷한 과제설정이 사전에 이루어진다면 좋은 연구 성과들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장기 출장 시 미리 준비해야 할 것: 주변에서 미리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은 기본적인 것만 준비하고 현지에서 마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라와 도시에 따라 경우에 수가 너무 다양하므로 일일이 언급하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것은 비슷하리라 봅니다. 제 생각에는 첫째, 가고자 하는 연구실 교수님 혹은 학생과의 지속적인 연락 및 연락처 교환, 둘째, 가고자 하는 국가의 출입국 관련 서류 철저한 준비, 셋째 재정적인 문제에 대해 명확히 하고 갈 것, 넷째 숙소 확인 입니다. 또한 내가 하고자 하는 과제가 명확하다면, 과제 설정 배경 및 연구계획 ppt 또는 proposal, 한국에서 실험 Data를 CD,DVD 등으로 가져가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됩니다. 조그마한 문제겠지만, 한글 사용으로 인한 문제들도 가끔씩 발생하곤 합니다.
4. 닫으며…
6개월이라는 시간이 매우 빠르게 지나가고, 또한 무엇인가 가득차게 지나갔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사는 곳 다 비슷합니다. 얼굴색, 눈색깔, 말 뭐 이런건 다르긴하지만, 기본적인것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조그마한 차이에 괜시리 미국은 이래 어디는 이래 라고 일반화의 오류를 성급하게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노파심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연구를 좀더 집중적, 효과적으로 하며 많은 결과들을 publish 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외부발표 할 때, 학회를 참석해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 그 생각 좋은데 논문 냈나요?” 라는 이야기를 부지기수로 듣습니다. 그나마 초기 연구 결과를 한호유변학회지에 냈기에 그 논문을 이곳저곳 많이 돌렸습니다만, 아쉬운 생각이 무지 드네요. 창조적인 생각과 집중력으로 좋은 논문을 많이 써야 겠습니다.
자신감, 언어 장벽, Minority 등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머리에 스치지만 일단 여기서 줄입니다. 기회가 되면 추가로 더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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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권: 언어장벽은 농담이죠..?? -[06/14-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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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 잘 읽었습니다.... 연구 이외에도 많은걸 배우고 오신것 같아 부럽슴다... ^^ -[06/14-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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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현: 참 훌륭합니다. 제게 가장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모두들 같이 고민하고 실험실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도움이 많이됩니다. 감사... -[06/14-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