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필 할 것인가?’
이것이 이번 학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해결해야 했던 숙제였습니다.
그리고 학회가 끝난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은 나아지지 안았나 라고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이의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곧 다가올 ‘일본파견’ 이라는 특이한 상황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의 인상이 제 일본에서의 생활을 지배하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를 위해서는 제 자신이 누구이며, 어떠한 장점을 갖은 사람이다 라는 사항에 대해 그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 자신을 어필하는 일'. 그것은 저에게 있어 참 낯설은 일이었습니다. 한국인 간의 관계에서 제가 참으로 부족했던 부분이라 늘 느껴오던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틀을 일본인 및 중국, 태국 학생들 사이에서 부쉬어 버린다는 것. 과연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제시 했던 두 가지는 ‘연구발표’, 그리고 ‘일상에서의 대화’ 였습니다.
먼저 연구 발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어설픈 연구 발표는 그들에게 저 스스로를 낮추는 일 밖에 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훌륭한 발표를 해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어떻게 하면 본인의 연구 내용을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이는 비단 유창한 영어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영어는 기본이거니와 발표자료에 있어서 적절한 시각정보, 적절한 내용구성, 그리고 발표시의 적절한 말의 빠르기 등 모든 것이 한데 어울어 져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그리고 떄로는 약간 과장하여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하루 아침에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번 학회를 통해 극복해 보려 노력했습니다. 우리 실험실 선후배들의 훌륭한 연구 발표 동영상도 참고했고, 스티븐 잡스와 같은 이름난 발표자들의 연설문들도 참고해 가며 제 나름대로의 방식을 찾으려 노력해 봤습니다.
누군가로 부터 반 농담으로 ‘대가러스했다’ 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멀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제 스스로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약간은 제 자신을 어필할 수 있으라 믿어 봅니다.
다음으로 저는 일상에서의 잦은 대화를 통해 저 자신을 어필해 보고자 했습니다.
학회장에서 라던가 숙소안에서, 그리고 무엇 보다도 식사자리에서 외국학생들, 특히 일본 학생들과의 자리에서 비록 영어는 짧지만 뭔가 공통적인 주제를 이끌어 내 보고자 노력 했습니다. 실험실 생활, 먹거리, 음악과 영화 등 서로 관심 영역을 찾아보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자신이 그리 활달하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들 앞에서의 약간의 오버도 그리 나쁘지는 않더군요. 그러한 대화 속에서 적어도 그들에게 제 이름을 각인 시킬 수 있었다면, 그리고 저의 긍정적인 부분을 인식시킬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꽤 만족스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신을 어필하는 것은 아마 제가 평생 풀어나가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학회를 통해 약간의 숙제를 풀어낸 기분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제 스스로 계속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