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ICR을 다녀와서

 

박찬형

 

이번 ICR은 일본 교토에서 88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었다.

본인의 발표는 본격적으로 학회가 시작한 9일 오전 세션의 제일 마지막에 있었다. 발표는 hard sphere에서 나타나는 double peaks에 대한 내용이었으며, soft spherehard sphere를 비교하고, hard sphere에서만 double peaks가 나타남을 확인하고 이의 구조적 원인을 보여주었다. 그 뒤로 double peaks가 나타나는 hard sphere의 경우에서만 구조를 분석하였으며, double peaks가 생성될 때와 생성되지 않는 strain amplitude 조건에서의 같은 시점에서의 구조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여 stress decomposition의 결과를 분석할 때, 각각의 시간에 대한 elastic stressviscous stress를 분석하기 보다는 전체 cycle에서의 구조를 한꺼번에 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발표 스킬 자체로는 우리 방 학생들이나 현규 교수님의 말을 나중에 들었을 때, 크게 실수한 것은 없어 보인다. 발표 후에 제일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질문을 했었다. 요는 double peaks를 나도 관찰한 적이 있는데, 그러한 현상이 flow reversal 이후에 구조가 relaxation 되지 않아서 생기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frequency가 낮은 영역에서 double peaks는 관찰이 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질문을 처음 하였을 때는 정확히 알아 듣지 못했고 한 번 더 듣고 나서는 정확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현재 simulation 조건에서는 frequency가 낮아도 double peaks가 나오는 것이 확인된다고 대답하였다. 발표 후 그 사람과 다시 대화할 기회가 있었고, 질문자는 LAOS 영역에서 suspension 연구를 주로 하며, stress decomposition의 결과와 구조를 연관 짓기가 힘들기에 stress decomposition 결과에 대하여 의심스러워 하는 Petekidis였다. 대화하면서 연락하겠다 또는 연락 해라는 식으로 대화를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떠한 내용을 대화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제로 본 simulation에서는 frequency 조건이 낮으면 double peaks가 잘 나타나지 않는데, 이를 정확히 대답하고 구조의 relaxationdouble peaks의 생성 유무를 연관 지어보는 방향으로 더 연구를 발전시키겠다고 대답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회에 있으면서 전체적으로 드는 생각은 예전 석사 과정 때 SoR가서도 느낀 점이었지만, 책이나 논문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총 집합하여 각자의 연구를 발표하고 서로 토론하는 광경을 눈앞에서 본다는 것은 신기하면서도 경외감 및 위압감이 샘솟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가들의 발표는 내용적으로는 대단할지 모르지만, 발표 연습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오히려 발표 스킬 적으로 가장 큰 감명을 받았던 발표는 Brady 방의 학생이었던, S. Takatori의 발표였다. 끝나고 나서 드는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뛰어난 학생이 뛰어난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보여준 발표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지니고 있는 유창한 영어, 발표 연습 정도, 자신의 이름이 Sho라는 것을 이용하여서 Show를 시작하겠다고 하거나 풍선을 이용하여서 입자를 나타내는 등 청중의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계속 집중시키려고 하는 모습, active material이라는 어찌 보면 생소한 개념을 설명 및 이해시키기 위하여서 차근차근히 설명하는 내용 배치 등등을 바라 보면서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하게 되었다. 그 학생의 발표를 듣고 연구 및 연구 발표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S. Takatori의 발표를 제외하고, 흥미롭게 들었던 발표들은 다음과 같다. 89일 오전의 현규 교수님의 키노트 발표, 오후의 R. Ewoldt의 발표, 810일 오전의 J. Brady의 플레너리 발표, N. Jaensson의 발표, 오후의 R. Winkler의 발표, 812일 오전의 R. Zia의 발표, 오후의 P. Lettinga의 발표, 13일 오전의 H. Watanabe의 발표였다. 현규 교수님과 R. Ewoldt 그리고 P. Lettinga의 발표는 제가 관심 있는 LAOS 영역에서의 stress를 분석 또는 해석하는 새로운 방법 제시와 이의 결과 해석이라는 점에서 흥미가 있었다. 현규 교수님의 발표는 많이 봐와서 인지 이해적인 측면에서 가장 좋았던 발표였으며, R. Ewoldt는 지금 제가 하고자 하는 것처럼 고차 항의 elastic stressviscous stress를 따로 분석하려고 하는 점에서 관심 있게 들었으며, P. Lettinga의 발표는 시간에 따른 LAOS 구조의 변화를 살펴 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J. BradyR. Winkler의 발표는 잘 모르는 분야였지만, 이번 발표로 흥미를 가지게 된 active material에 대한 소개 및 puller, pusher에 대한 거동 차이를 설명하는 곳에서 재미를 느꼈다. 특히 J. Brady의 발표에서는 viscosity0이나 음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어찌 보면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담론을 대범하게 던진다는 점에서 놀랐으며, R. Winkler의 발표는 active material을 영기 형이 했던 mesoscale simulation 방법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R. Zia의 발표는 대가들의 발표 중에서는 가장 발표 연습이 잘 되어 있는 발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Gel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ppt에 애니메이션을 넣어가면서 이해가 되도록 하나하나씩 설명하고, 자신이 흥미 있어하는 분야와 주장하는 바를 차근차근히 설명하여서 평소에 많은 관심을 쏟은 부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듣게 되었다. 발표의 후반부로 갈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을 넘어 멋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H. Watanabe의 발표 역시 내용적으로는 크게 관심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이해를 정확히 하지는 못했지만, 발표 후 질의 응답 시간에 서로간 토론을 하고, Watanabe 교수님이 이에 열정적으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멋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발표를 일찍 하여서인지 발표나 연구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가 실험실 내의 다른 사람에 비하여서는 많았던 것 같다. 학회 기간 동안 연구를 잘 하거나 연구 발표를 잘 하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았고, 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였을 때 나는 어떠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일 잘 하는 사람과 비교를 하는 거니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고 위안을 삼으면서 이 사람들에게 크게 부족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하여서 나름대로 연구에 대한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영어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다가왔다. 집중하고 들으면 관심 있는 분야는 쉽게 들을 수 있었지만, 잘 모르는 분야나 조금만 관심을 다른데 돌렸을 때는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발표 후 질문 응답을 잘 못 했던 것처럼 회화에도 아쉬움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이 학회를 총평하자면 좀 더 학회에서 활달하게 활동하기 위하여서는 연구 능력 및 영어 능력 둘 다 모두 놓치지 말고 정진하여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온 학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