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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써놓고 올린다는 것을 방에만 오면 깜박해서 이제야 올리게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2월 1일 출발해서 4일까지 한중일 학회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중국에서 열린 학회는 저에게 있어서는 한국을 떠나는 첫 기회이면서 학회에서의 첫 발표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기대도 긴장도 많이 컸던 학회였습니다. 다행히도 같이 간 동기들 덕분에 국제 미아가 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첫날 중국에 상훈이와 도착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습니다. 아시아 인들 중에서 중국인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공항에서 영어로 질문을 하니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 사람들은 충분히 영어가 통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중국인들은 영어를 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곧장 느낀 감정은 꽤 지저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공항에서 호텔 근처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시트커버라던지, 바로 앞사람의 심하게 떡진 머리를 보면서 왠지 편하게 의자에 앉아 있을 수 가 없었습니다. 택시기사분들도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호텔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택시하면 생각나는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택시마저도 택시라고 발음하지 않기 때문에 택시가 먼지 모르더라는 것과 두번째는 관례상 2위안화 정도를 더 줘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묶었던 호텔은 쾌적한 시설에 생각보다 덜 느끼한 음식 덕에 잘지낼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다음날 발표자들을 위해서 리허설을 했는데 서로에게 고칠 점을 지적하고 실제 상황을 상상하며 연습을했습니다. 이는 둘째날에도 마찬가지여서 발표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기가 많다는 것 혹은 조언자가 많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날 학회가 시작하고 첫 세션을 듣는데 많은 긴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듣던것보다 훨씬 발표 수준이 높은 것 같아서 우리가 준비한게 부족할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세션부터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대본을 들고 읽는 경우라던지 캐쥬얼한 학회라고 여기며 이상한 모양의 바지를 입고 발표한다던지… 왜 우리가 많은 연습을 해야하며 자리에 맞는 복장을 하는 것이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발표 주제들은 고분자 물성?에 관한 내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채널을 보던 저로서는 생소한 부분도 많아서 돌아오면 저의 연구분야 뿐만 아니라 시각을 넓힐 수 있게 공부를 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식사 시간에는 안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잘 놀고 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았지만 누군가에게 다가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자리였습니다. 한국인 학생들끼리 간간히 이야기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주어진 미션을 다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걱정되었습니다.
셋째날 점심 식사 후 모두 발표를 마치고 저만 발표를 앞두고 있자 갑자기 긴장이 되었습니다. 동기들이 모두 훌륭하게 발표를 했고 마무리로 제가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때문입니다. 꽤나 긴장한 채로 발표를 하러 올라갔고 그 긴장이 풀리지 않은 채로 발표를 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연습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되었습니다. 평소에 그정도로 긴장을 했다면 분명히 목소리를 떨거나 내용을 잊어버렸을 텐데.. 발표하는 중에 긴장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스스로 목소리를 떨지 않고 있으며 제대로 설명한다는 기분으로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큰 학회도 아니고 그리 비중 높은 학회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다른 학교 다른 나라 학생 교수님들께서 보고 있는 앞에서 한번 그렇게 발표를 했다는 것이 돌아와서 생각하니 얼마나 힘이 되고 자신감을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뱅킷에서 우리방 멤버들이 뿔뿔히 흩터져서 자리를 앉게 되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시끌벅적해져서 외국학생들과 접해질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중국분들과는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고 일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상한 바지를 입고 발표를 하던 사람과도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고 ‘남자친구 있어요?’ ‘이뻐요’ ‘사랑합니다’ 라는 세마디만 작업용으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었고 노래방에서 모든 노래를 아는 것처럼 나가서 잘 모르는 학생도 있고 역시 일본도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역시나 술을 별로 마시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자금성와 이화원을 관광했는데 역시 중국의 규모는 대단히 컸습니다. 여전히 무단횡단을 일삼고 깔끔하지도 않고 문맹률도 높다고 하지만 그 규모와 역사 때문에 깊은 저력을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학회 동안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영어 공부이며 두번째 세번째 역시 영어 공부였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중일을 보내 주신 안교수님께 감사를 드리며 후기를 마칠까합니다.